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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살이/중동 -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 일기] 처음엔 너무 무서웠던 검은 무리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에서 주섬주섬 아바야를 꺼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부터 아바야를 입지 않으면 입국을 못할거라며, 학교 선배가 사우디에서 사다 주었다. 졸업식때 입는 졸업식 가운 느낌이었다. 역시나 입국 인터뷰를 기다리는데 여자들은 모두 아바야를 입고 있었다. 히잡도 대충 걸치고 인터뷰를 마쳤다. 더워죽겠는데, 이거까지 입어야한다니..참 특이한 나라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엘리베이터에서 검은 무리들하고만 탔을땐 뭔가 모르게 무서웠다.

 

아바야(Abaya)는 정말로 졸업식날 입는 검은 가운같다. 검은색만 있는건 아니고 여러가지 색이 있지만 대부분이 검은색을 입는다. 

히잡(Hijab)은 머리카락 및 상반신을 가리는 스카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도 색이 다양하다. 주로 아바야와 세트로 구매함.

니깝(Niqab)은 사우디 여자들 중에서도 절반정도만 착용한다. 더 엄한(?)집안내력을 가진 집 아이들이 많이 입는 것 같다. 히잡 안 코 아래 부위를 가리는 천이다. 니깝을 착용하면 누가누군지 구분하기 너무 힘들다.

부르카(Burka)라고 불리는 의상도 있는데, 이건 주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입고, 다 가려져있고 눈 부분도 망사로 되어있다. 주로 검은색 보다는 푸른색계열.

차도르(Chador)는 그냥 간편하게 아바야에 모자달린 스타일이다. 사우디에서는 거의 본 적이 없고, 이란 여성들이 주로 입는다고 들었다.

나머지는 아바야를 입지 않는 무슬림권 나라에서 입는걸로 알고 있다. 주로 말레이시아, 이집트.

나랑 가장친한 이집트 친구도 Al-Amira를 주로 입는다. (외출할때나, 남성이 집에 방문했을때)

 

 

 

출처 ; https://www.reddit.com/r/coolguides/comments/auuhp5/different_types_of_head_coverings_worn_by_muslim/

 

나는 선배한테 받은 아바야가 너무 커서 첫 주말에 바로 하나 장만했는데, 아바야+히잡은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다양하다.

큰 mall 에 가면 무조건 하나씩은 아바야+히잡을 파는 가게가 꼭 있다! 기성복처럼 사이즈가 숫자로 되어있고, 나에게 맞는 사이즈를 구매 후 수선하고 싶은 부분을 요청하면 대부분 수선해준다. 작은 아바야샵은 수선은 따로 해주지 않는다.

집이 아니면 아바야를 벗는 일이 아예 없다보니, 다들 예쁜 아바야를 입는거 같다. 매일 입어야하는 옷이니 다들 두 개 이상은 가지고 있기도 하다.

 

 

두바이몰의 아바야 샵

 

내가 다닌 회사는 남직원이 99프로였기 때문에 아바야를 입었어야했는데, 우리는 현지 회사가 아니니까 그냥 회사 안에서는 벗고 다녔다. 같은 건물의 윗층 회사는 여자섹션과 남자섹션이 나누어져 있어서, 그 안에서는 아바야를 벗을 수 있다고. 

 

 

보이는건 검은 아바야의 검은색 혹은 남성 전통복장의 흰색뿐

 

낮 기온 50도까지 올라가는 땡볕에서 이 아바야는 정말 거추장스럽다. 니깝까지 쓰는 여자들은 눈 아래로 다 가리니 얼마나 더 답답할까...조선시대 여성들이 두루마기(?) 걸치고 다닌거랑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면 되나.

여기야 말로 남녀칠세부동석이 존재하는 나라니까.

 

요즘 사우디 말고 개혁 전 사우디에 있다보면, 정말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